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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5 여운 깊은 스릴러, 추격자-나홍진 감독

by 오봐정 2025. 5. 19.

숨 쉴 틈 없는 긴장감, 정의가 미처 닿기 전에 벌어진 인간의 참혹한 본성

2008년 개봉

<추격자>

감독 : 나홍진

주연 : 김윤석, 하정우

 

영화 '추격자' 포스터

 

주요 줄거리

 전직 형사이자 현재는 인신매매에 가까운 매춘 알선업을 하는 엄중호(김윤석)는 연이어 자신의 여성 직원들이 실종되자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그 중심에는 한 명의 손님 김영민(하정우)이 있다. 그는 이미 수차례 여성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우연한 기회로 영민을 체포하지만, 경찰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를 풀어준다. 한편, 실종된 미진(서영희)은 아직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 속에 중호는 미친 듯이 단서를 좇는다. 경찰의 무능과 시간의 압박 속에서 점점 미진의 생사 여부는 불투명해지고, 중호는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발버둥 친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엄중호와 김영민의 관계는 단순한 범인과 추격자의 구도이지만, 중호가 더 이상 선한 경찰이 아니기에 더욱 복잡하다. 중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여성들을 이용해 왔고,, 그가 쫓는 대상은 단순한 범인을 넘어 자신이 놓친 죄의 대가이기도 하다. 미진은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희망이자 희생자이며, 그녀의 딸은 중호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경찰과 중호의 대립은 이 사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보여주며, 결국 정의는 의지보다 구조에 의해 패배함을 드러낸다.

 

 

결말

 영화는 해피엔딩을 철저히 거부한다. 중호는 끝내 미진을 구하지 못하고, 영민은 경찰의 허술함 덕분에 마지막까지 유유히 범행을 이어간다. 미진의 죽음 이후에도 중호는 끝까지 영민을 쫓지만, 그것이 복수인지 구원인지는 불명확하다. 영화의 마지막은 조용히, 그러나 무겁게 끝난다. 딸과 함께 남겨진 세상, 그리고 무능력한 사회 시스템은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추천 이유

 영화 '추격자'는 장르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구조적 무능과 인간의 본성, 죄책감과 복수를 세밀하게 다룬다.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와 사실적인 묘사, 김윤석과 하정우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관객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현실, 도달하지 못한 구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허무감과 동시에 분노를 안긴다. 여운 깊은 스릴러를 원한다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