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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노미네이트, 아가씨-박찬욱 감독

by 오봐정 2025. 4. 26.

제6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아가씨>

감독 : 박찬욱

주연 :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영화 '아가씨' 포스터

 

주요 줄거리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세련된 영상미와 독창적인 구성으로 사랑, 욕망, 배신, 복수의 감정을 치밀하게 엮은 심리 스릴러다.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사기꾼과 상류층 아가씨, 그리고 거대한 저택을 배경으로 서사가 세 겹으로 뒤틀리며 전개된다.

사기꾼 백작(하정우)은 거액의 유산을 노리고 일본 귀족 후예 히데코(김민희)와 결혼한 후, 정신병원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를 위해 하녀 숙희(김태리)를 히데코 곁에 심는다. 그러나 숙희는 시간이 흐를수록 히데코에게 진심으로 끌리게 되고, 히데코 또한 백작의 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숙희와 손을 잡는다.

영화는 챕터 방식으로 구성되며, 1장은 숙희의 시점, 2장은 히데코의 시점, 3장은 두 여성의 반전과 탈출기를 다룬다. 시점 전환을 통해 관객의 믿음과 인물의 속내가 뒤바뀌고, 그것이 빚어내는 반전은 서사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숙희와 히데코는 처음엔 주인과 하녀, 사기꾼과 피해자라는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진심을 발견하며 연대하게 된다. 두 여성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가부장제와 제국주의의 억압을 받고 있으며, 백작과 히데코의 이모부인 코우즈키는 이 체제의 대표적 상징이다.

백작은 기민하고 영악하지만, 두 여성의 결속 앞에서는 결국 무너진다. 그는 히데코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조종하려 하지만, 히데코는 그동안의 연극을 끝내고 숙희와 함께 자신의 운명을 되찾는다.

 

 

결론

숙희와 히데코는 마지막에 모든 억압의 장치를 파괴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으로 떠난다. 코우즈키는 지하 고문실에 갇혀 몰락하고, 백작 역시 독약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여성들의 연대가 결국 승리하며, 이들의 탈출은 단순한 사랑의 결실을 넘어선 해방의 은유로 읽힌다.

 

 

추천 이유

<아가씨>는 동서양의 미학, 스릴러와 로맨스, 시대극과 페미니즘이라는 요소들이 정교하게 엮인 작품이다. 김민희와 김태리의 대담한 연기, 박찬욱 특유의 시각적 감각, 잔혹성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미장센은 세계 영화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의 욕망과 주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는 단순한 반전극을 넘어 새로운 여성 서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