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범죄도시 연출 스타일과 강윤성 감독 전작 비교

by 오봐정 2025. 10. 24.

시리즈물로 한국 영화 최초 흥행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범죄도시1을 맡은 감독의 전작과 연출 스타일 분석을 해보려 합니다. 아마도 범죄도시 성공 요인을 분석한 글이 되겠네요.

먼저 영화 요약을 해보자면, 2004년 서울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중국에서 넘어온 악랄한 신흥 범죄조직 '흑룡파'와 그들을 일망타진하려는 괴물 형사 '마석도'가 이끄는 강력반의 숨 막히는 실화 기반의 소탕 작전을 그립니다. 통쾌한 액션과 유머, 그리고 실제 사건의 긴장감을 결합하여 한국형 액션 범죄물의 새로운 흥행 기준을 세웠으며, 단일 작품을 넘어 시리즈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범죄도시 (The Outlaws, 2017)

감독 : 강윤성

주연 : 마동석, 윤계상

 

 

줄거리 요약 : 무질서의 시대, 괴물 형사의 탄생

영화는 2004,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반의 관할 구역인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을 주 무대로 펼쳐집니다. 이곳은 '이수파''독사파' 같은 기존 조선족 조직들이 활동하며 나름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고, 강력반장 마석도는 특유의 힘과 친화력으로 이 미묘한 질서를 관리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국 하얼빈에서 건너온 악랄한 신흥 범죄조직 '흑룡파'의 등장으로 구역 전체가 피바람에 휩싸입니다. 흑룡파의 보스인 장첸(윤계상)은 그 어떤 조직보다도 잔인하고 냉혹한 살인과 폭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기존 조직들을 척살하고 그들의 영역을 피로 물들입니다. 특히, 장첸 일당은 잔혹한 방식으로 사채업자들을 위협하고 돈을 갈취하며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합니다. 이들의 폭력성과 무법천지 행위가 민생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마석도는 더 이상 '법대로' 수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공식적인 절차나 상부의 압력 대신, 현장의 논리와 직감을 최우선하며 낡은 강력반 팀원들을 이끌고 흑룡파를 옥죄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석도는 기존 조직 잔당까지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등 경계를 넘나드는 비공식적인 수사 방식을 사용합니다. 줄거리는 장첸이 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잔혹하게 발악하며 벌이는 마지막 범죄 행위와, 마석도와의 피할 수 없는 정면 대결로 긴박하게 치닫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되,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선 '정의의 주먹'을 통해 무너진 사회의 질서를 강제적으로 회복하는 영웅 서사를 구축합니다.

 

 

등장인물 소개(선과 악의 명확한 대척점)

 

마석도 (마동석) : 금천서 강력반의 핵심 형사로, 별명 그대로 '괴물' 같은 피지컬과 주먹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의 힘은 단순히 폭력적인 수단을 넘어, 범죄자에게는 압도적인 공포를, 지역 주민에게는 무한한 안전감을 제공하는 상징적 권력으로 기능합니다. 마석도의 캐릭터는 '나쁜 놈은 주먹으로 잡아야 한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정의감을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그는 공식 수사보다 현장에서의 몸으로 부딪치는 방식과 직감을 선호하며, 코믹한 대사와 무심한 듯 던지는 유머를 통해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이 유머는 그의 폭력적인 성향을 중화시키고 캐릭터에 인간적인 매력을 부여함으로써 관객이 이입하고 응원할 수 있는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그의 존재 자체가 범죄도시에 필요한 '괴력의 밸런서'입니다.

 

장첸 (윤계상) : 흑룡파의 보스로, 영화의 흥행을 이끈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역대급 빌런입니다. 돈을 위해 살인과 약탈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극도의 잔혹함과 냉철함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특유의 장발과 무표정한 얼굴, 위협적인 식칼 사용 등으로 **'무질서와 공포'**를 상징합니다. 윤계상 배우는 기존의 선량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던지고, 심지어 자신의 조직원들에게조차 공포만을 심어주며 지배하는 악의 화신으로 변신했습니다. 장첸은 마석도의 질서와 정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카오스(혼돈) 그 자체입니다.

 

강력반 팀원들 & 그 외 조연 : 반장 전일만(최귀화)을 비롯한 강력반 팀원들은 마석도의 파트너이자 조력자로 활약하며, 현실의 경찰들이 겪는 고충과 소박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마석도와의 티키타카는 마석도의 비현실적인 행동에 현실적인 기반을 다져주며, 극의 유쾌함과 드라마를 동시에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감독의 전작 비교 : 강윤성의 범죄도시 세계관 구축

강윤성 감독에게 '범죄도시'는 첫 상업 장편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전작들과의 비교보다는 '강윤성 스타일'의 시작점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그가 이 작품 이전에 다수의 단편 영화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며 내공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강윤성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오직 '범죄도시'였습니다. 이 영화가 성공하며 확립된 연출 스타일은 이후 한국 액션 범죄물의 트렌드를 이끌었고, 후속작들(범죄도시 2, 3, 4 )의 제작 기준이 되었습니다. '범죄도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윤성 스타일의 핵심은 '실화 기반의 탄탄한 리얼리티' 위에 '비현실적인 통쾌함'이라는 오락성을 과감하게 덧입힌 것입니다. 기존의 한국 범죄 영화들이 '친구', '신세계'처럼 조직 내부의 갈등과 배신, 어둡고 심오한 느와르 미학에 집중했다면,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를 통해 복잡한 심리전 대신 **'단순하고 명쾌한 선악 구도'**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잔혹한 현실 범죄를 다루면서도, 마석도라는 절대적인 ''의 존재를 통해 관객에게 대리 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오락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강윤성 감독이 추구하는 '통쾌한 정의 구현' 서사의 시작점이자 기준점으로 작동했습니다.

 

 

범죄도시 연출 스타일 : '원펀치 액션''유쾌한 톤 앤 매너'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 연출 스타일은 액션의 본질적인 쾌감과 유머의 전략적 활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두 요소가 영화의 3시간 같은 런타임을 잊게 만드는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1. '마동석 표 원펀치 액션'

액션 시퀀스는 복잡한 카메라 워크나 현란한 무술 합에 의존하기보다는, 마석도의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나오는 '단발의 강력함'을 극대화합니다. 장첸과의 최종 대결을 포함해 모든 격투 장면에서 마석도의 주먹 한 방, 몸통 박치기 한 번에 악당들이 무력하게 무너지는 연출을 반복합니다. 이는 관객에게 시각적인 충격과 함께 '정의는 결국 승리한다'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쾌감을 즉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액션 연출은 영화의 전체 템포를 빠르게 유지하고, 장르적 오락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입니다.

 

2. 유머의 전략적 배치 : 장첸의 잔혹한 살인과 폭력이라는 무거운 소재가 영화 전체를 지배할 때, 강윤성 감독은 마석도의 코믹한 대사와 강력반 팀원들 간의 일상적인 티키타카를 통해 숨 쉴 틈을 마련합니다. 이 유머는 단순한 코믹 요소가 아니라, 극도의 긴장감 직후에 배치되어 관객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고, 마석도 캐릭터를 '영웅'을 넘어 '친근한 형사'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진실의 방으로', '혼자 왔니?' 등의 명대사들이 유머와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결합시키며 영화의 흥행을 견인했습니다.

 

3. 리얼리티 미학 : 영화는 2004년의 가리봉동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철저하게 재현하여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좁고 복잡한 골목, 낡은 건물 내부 등에서 벌어지는 추격전과 격투는 현장감을 살리며, 영화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님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처럼 리얼리티 위에 코믹 액션을 얹는 연출 스타일이 '범죄도시'만의 독특한 매력이자 성공 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