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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기반 한국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

by 오봐정 2025. 5. 20.

혼란의 시대, 탱크보다 무서운 건 사람의 야망이었다.

(2023년 개봉)
<서울의 봄>

감독 : 김성수

주연 :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철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주요 줄거리

 19801212, 서울. 전두광(황정민 분) 장군은 군 내부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속한 보안사령부는 대통령 암살 이후 불안정한 정국을 틈타 실질적인 군권 장악을 시도하고, 그 중심엔 그의 대담하고 치밀한 계획이 숨어 있다. 한편, 정권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은 이미 군 내부의 불협화음을 감지하고, 전두광의 행동을 예의주시한다. 전두광은 체포된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을 중심으로 계획을 가동하고,, 군 내 다른 사령부와의 공조를 무너뜨리기 위한 군사작전을 감행한다. 이태신은 이러한 움직임에 맞서 수도권 방위를 위해 자신이 지휘하는 병력을 동원하며, 두 장군 간의 팽팽한 대립과 긴장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9시간에 걸친 실제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영화는 그날 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벌어진 숨 막히는 순간들을 스릴러처럼 밀도 높게 그려낸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영화 '서울의 봄'의 중심축은 전두광과 이태신, 두 군인 간의 대결 구도다. 전두광은 철저한 권력욕에 사로잡힌 인물로, 영화 전반에 걸쳐 교활하고 위압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그는 상황을 장악하려는 능력, 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그리고 무엇보다도 냉혹한 결단력을 통해 주변 인물들을 장악한다. 이에 맞서는 이태신은 원칙과 정의를 우선시하는 인물로, 전두광의 무력 쿠데타에 정면으로 저항하며, 직속 부하들과 함께 목숨을 건 저항을 펼친다. 두 사람은 단순한 적대 관계를 넘어서, 군 내부의 질서와 헌정 질서를 둘러싼 철학적 충돌을 상징한다. 박해준이 연기한 민준기 참모장은 전두광의 계획에 동조하며 점차 깊숙이 빠져들고, 이성민이 연기한 정승화 총장은 쿠데타의 핵심 타깃으로서 무력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실제 군사정권 시절의 위계질서와 긴장 구조를 반영하며, 각 인물이 선택한 행동은 결국 그들이 믿는 정의의 방향을 드러낸다.

 

 

결말

 영화의 마지막은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전개된다. 이태신이 마지막까지 버티며 쿠데타의 명분 없는 행위에 저항하지만, 결국 체포되고 만다. 전두광은 군 내 모든 핵심 요직을 장악하며 사실상의 권력자가 된다.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제 역사 속 '5공화국'의 서막이 어떻게 열리게 되었는지를 암시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극적인 총격이나 전투 장면 없이, 인물 간의 대사와 작전 지시, 병력 배치와 철수 등으로 밀도 있는 긴장을 유지하며, 역사적인 무력 충돌의 위험성보다는 정치적 설득과 권모술수를 통해 권력이 장악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두광이 승리한 듯한 얼굴로 전면에 서는 반면, 이태신은 정의를 지켰지만 고립된 채 후퇴하는 모습으로 대조를 이룬다. 이 대비는 단순한 패배와 승리를 넘어, 진정한 헌신과 왜곡된 권력의 차이를 묵직하게 강조한다.

 

 

추천 이유

 영화 '서울의 봄'은 단순한 역사극이 아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정치 드라마이자, 한 편의 심리 스릴러처럼 연출된다. 특히 1980년대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보지 않은 세대에게도,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고 위험천만했는지를 생생히 전달한다. 이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황정민과 정우성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각 캐릭터의 내면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또한, 정교하게 구성된 시나리오와 치밀한 연출은 영화적 재미와 역사적 성찰을 동시에 제공한다. 민주주의와 권력의 정당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서,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지금의 민주주의가 어떤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역사의 뒷면을 조명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통찰을 담고 있어 추천할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