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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하정우 감독

by 오봐정 2025. 5. 19.

하정우의 연출 데뷔작, 기내에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2013년 개봉

<롤러코스터>

감독 : 하정우

주연 : 정경호, 한성천, 오달수

 

영화 '롤러코스터' 포스터

 

 

 

주요 줄거리

 영화 '롤러코스터'는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고도 30,000피트 상공의 항공기 안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유명 한류스타 마준규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한다. 평범한 비행일 줄 알았지만, 이 비행기에는 준규를 향한 광적인 팬부터 수상한 승무원, 그리고 문제투성이 승객들까지 가득하다. 기내 방송은 엉망이고, 기상 조건은 점점 나빠지며 비행은 점차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해진다. 게다가 한 승객이 생리적 문제로 인한 사고를 일으키며 비행기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준규는 점점 통제력을 잃고, 주변의 기이한 인물들과 갈등을 벌이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평범한 인간적인 삶을 떠올리게 된다. 비행은 혼돈 속에서도 무사히 착륙하고, 이 특별한 비행은 준규에게 깊은 자아 성찰의 계기가 된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마준규는 극 중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로, 승무원들과 기묘한 케미를 형성하며 극의 웃음을 유도한다. 특히 극 중 정비 담당인 ‘기장 박’과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드라마의 중심축을 이룬다. 승객들 역시 각자 독특한 사연과 개성을 지닌 인물들로, 연예인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팬, 수상한 태도를 보이는 외국인, 그리고 모든 상황을 오버하며 반응하는 중년 부부 등 현실과 과장 사이를 오가는 캐릭터들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항공기라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예기치 못한 연대를 이룬다. 마준규는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대중과 단절된 삶을 살아왔는지를 깨닫고, 자신이 그동안 놓쳐왔던 인간적인 감정을 회복하게 된다.

 

 

결말

 혼돈의 기내 상황 속에서도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한다. 마준규는 이번 비행에서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방향성과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얻는다. 그는 유명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숨기고 억누르던 인간적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 속에서 진심을 발견한다. 착륙 후 그는 잠시나마 ‘인간 마준규’로 돌아와 팬들과도, 동료들과도 소통하려 노력한다. 영화는 비행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남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며, ‘우리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은유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이 유쾌한 비행은 관객에게 코믹한 웃음과 더불어 인간적인 성찰을 동시에 제공한다.

 

 

추천 이유

 영화 '롤러코스터'는 코미디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과 자아에 대한 고찰이 녹아 있다. 하정우는 첫 연출작에서 익숙한 서사 구조를 벗어나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리듬감 있게 구성하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영화는 일상에서 자주 지나치는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을 비행기라는 공간에 모아 놓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과의 관계를 피하거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되짚는다. 마준규의 변화는 작은 사건의 연속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려지며, 웃음 뒤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면서도, 다 보고 나면 삶의 태도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