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많은 패러디 양산, 범죄와의 전쟁-윤종빈 감독

by 오봐정 2025. 5. 18.

권력과 범죄의 경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남자의 추악하고도 유쾌한 생존기.

2012년 개봉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감독: 윤종빈

주연: 최민식, 하정우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포스터

 

주요 줄거리

 1980년대 부산.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은 우연히 마약사범을 적발하면서 지역 조직폭력배 최형배(하정우)와 연을 맺게 된다. 둘은 "성은 최씨"라는 인연으로 의형제를 맺고, 이후 익현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형배의 조직 사업을 적극 돕는다. 정치와 조폭의 경계가 모호하던 당시, 익현은 인맥과 협잡을 이용해 무서운 속도로 세를 키운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김영삼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선언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익현과 형배의 동맹은 균열을 일으킨다. 권력과 범죄의 경계를 넘나들던 익현의 생존 전략은 그를 다시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최익현과 최형배의 관계는 혈연도 아닌 우정도 아닌, 오로지 이익을 중심으로 한 공생의 관계다. 익현은 조직의 배후로서 역할하지만, 실질적 힘은 형배가 쥐고 있다. 둘은 상호 보완적이지만,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불안한 동맹이다. 익현의 가족들은 그의 불법행위를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형배의 조직원들 또한 익현을 보스의 친구로 예우하지만 경계한다. 익현과 검찰 고위 간부들의 관계도, 당시 사회의 부패한 권력 구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치다. 이러한 복잡한 인맥은 한국 사회의 권력과 범죄의 밀착 구조를 풍자한다.

 

 

결말

 조직과 공무원, 정치권의 유착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리던 익현은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시대적 변화 앞에서 한순간에 배신당하고 체포된다. 형배 역시 익현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결국 익현은 자신을 배신한 이들을 향해 협박성 폭로를 시도하고, 영화는 그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마친 뒤 여전히 과거를 회상하며 허세를 부리는 장면으로 끝난다. 씁쓸한 현실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아낸 인간의 생존 본능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결말이다.

 

 

추천 이유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한국 근현대사의 한 단면을 흥미롭게 녹여낸 작품이다. 범죄와 권력의 유착, 정치적 분위기 변화에 따른 인물의 부침 등은 한국 사회의 실상을 깊이 있게 반영한다. 최민식과 하정우의 명연기는 물론이고, 시대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한 미장센과 대사들이 몰입도를 높인다. 단순한 조폭 영화가 아니라, 부패한 사회구조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인간의 처절한 전략을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게 담아냈다. 시대극이자 풍자극으로서 매우 완성도 높은 영화다.